아스널이 여름 이적 시장에서 '칠레 특급' 알렉시스 산체스에 이어 뉴캐슬 측면 수비수 마티유 드뷔시를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스널이 약 1200만 파운드(한화 약 211억)의 이적료와 함께 프랑스 대표팀 측면 수비수 드뷔시를 영입했다. 이제 드뷔시는 같은 프랑스 대표팀 동료이자 맨체스터 시티로 떠난 바카시 사냐의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원래 아스널이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리자마자 가장 먼저 영입을 추진했던 선수는 다름 아닌 코트디부아르 대표팀 측면 수비수 세르쥬 오리에이다. 오리에는 만 21세의 젊은 수비수이지만 지난 시즌 툴루즈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프랑스 리그 앙 베스트 일레븐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아스널과 이적설에 계속 이름을 오르내리자 그는 아스널 유니폼을 입고 SNS에 사진도 올렸고, 아스널 팬들이 그에게 "아스널로 오냐?"라고 묻자 "Yes"라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4 월드컵이 개막하고, 브라질 현지에서 축구 해설위원직을 겸하던 아르센 벵거 감독이 알렉시스 산체스 영입을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서기 시작하자 아스널의 오른쪽 측면 수비수 영입 타겟도 오리에에서 드뷔시로 움직였다. 어느덧 오리에는 아스널 팬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다.
이는 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소 벵거 감독의 성향대로라면 드뷔시가 아닌 오리에를 영입했을 것이다. 벵거 감독은 엇비슷한 실력이나 조금 부족한 정도라면 만 28세의 베테랑 수비수가 아닌 20대 초반의 재능 있는 어린 선수를 선택한다. 이를 통해 자신이 직접 선수 육성에 나선다.
오리에가 월드컵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것도 아니다. 오리에는 일본과의 월드컵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택배 크로스로 팀의 2골을 모두 어시스트하며 2-1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이어진 콜롬비아전에서도 준수한 활약상을 펼친 오리에였다. 비록 코트디부아르는 1승 2패로 조별 리그에서 조기 탈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으나 오리에는 제르비뉴와 함께 대회 내내 가장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선수였다.
그렇다고 해서 오리에의 예상 이적료가 비싸기라도 했다면 드뷔시로 갑자기 넘어간 이유가 납득이 되겠지만, 오리에 예상 이적료 역시 1200만 유로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벵거 감독의 평소 성향을 고려하면 오리에에서 드뷔시로 타겟을 변경한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벵거 감독이 드뷔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산체스 영입과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겠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아스널이 오리에에서 드뷔시로 옮겨 타기 시작한 시점은 산체스와 접촉하던 시기와 맞물리고 있다. 즉 벵거 감독은 산체스를 영입에 확신을 가지기 시작한 순간 이번 시즌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바탕을 아스널이 마련했다고 판단한 것일 수도 있다.
드뷔시는 2013년 1월, 뉴캐슬에 입성한 후 1년 6개월간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에서 뛰며 잉글랜드 무대에 적응된 선수다. 게다가 오리에보다 공격적인 파괴력에선 다소 떨어지는 편에 속하지만 대신 수비적인 안정감에선 앞선다. 더 이상 기량적으로 성장할 여지는 없으나 검증도라는 면에선 오리에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선수다.
실제 기본 득점 포인트에서 둘의 격차는 크다. 오리에는 6골 6도움을 올린데 반해 드뷔시는 1골 3도움이 전부다. 게다가 찬스 메이킹에서도 오리에가 32회로 드뷔시(23회)에 앞서고, 패스 성공률도 77%로 드뷔시(73%)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반면 수비 수치에선 오직 태클에서만 오리에가 85회로 드뷔시(71회)에 앞서고 있을 뿐, 슈팅 차단(12회와 10회), 클리어링(152회와 110회), 공중볼 경합 승률(68.10%와 60.27%), 그리고 일대일에서 가로채는 승률(53.33%와 47.96%)에 이르기까지 모두 드뷔시가 오리에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렇듯 벵거 감독이 오리에에서 만 28세로 평소 벵거 감독의 영입 대상치곤 다소 연령이 있는 드뷔시로 타겟을 변경하게 된 것은 바로 지금이 승부수를 던질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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