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6일 일요일

네덜란드, 복수혈전 3종 세트 완성시킬까


전략가’ 루이 반 할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 대표팀이 기대 이상의 성과로 4강까지 왔다. 내친 김에 그 동안 쌓아뒀던 모든 원한을 다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다는 가정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네덜란드는 6일(이하 한국시간) 코스타리카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두고 4강행 막차를 탔다. 경기를 사실상 지배하고도 상대의 수비와 케일러 나바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던 네덜란드는 경기 종료 직전 승부차기를 위해 투입된 골키퍼 팀 크룰의 맹활약과 경험 많은 키커들의 노련함을 앞세워 코스타리카의 돌풍을 잠재웠다.

당초 네덜란드는 자국에서도 “우승권 전력은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회 시작 전 케빈 스트루트만의 부상 등 악재도 겹쳤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비교해도 기대치는 훨씬 낮았다. 하지만 루이 반 할 감독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길 수 있는 실용적인 축구로 네덜란드를 무장시켰고 결국 4강까지 왔다. 토너먼트에서는 ‘이기면 그만’이라는 명제를 잘 알고 있는 이 베테랑 감독의 승승장구였다. 이제 네덜란드는 오는 10일 아르헨티나와 결승행을 다툰다.

만약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간 네덜란드 월드컵사에 남아 있는 아픔을 한꺼번에 갚을 수 있게 되는 것도 흥미롭다. 네덜란드는 잘 알려진 것처럼 요한 크라이프라는 천재적인 선수를 중심으로 한 ‘토탈 사커’를 바탕으로 197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당시에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하고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1974년에는 서독에게 졌고 1978년에는 아르헨티나에 무릎을 꿇었다. 잘 찾아오지 않는 절호의 우승 기회를 놓친 셈이다.

역시 선수단 면면이 화려했던 1990년 월드컵에도 16강에서 서독에 덜미를 잡히며 탈락했다. 공교롭게도 아르헨티나는 4강에서 만나고 독일은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 한으로 남아있는 당시의 아픔을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 승부차기 4강 탈락의 아픔을 안겼던 브라질도 역시 반대쪽에서 결승행을 노리고 있다.

이미 네덜란드는 조별리그에서 스페인에 역사에 남을 만한 대패를 안기며 화끈한 복수전에 성공한 바 있다. 네덜란드는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아깝게 지며 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아쉬움을 곱씹었던 핵심 선수들이 굳은 의지로 맹활약한 것은 흥미롭다. 네덜란드가 스페인에 이어 아르헨티나, 독일, 혹은 브라질을 모두 격파하며 화끈한 월드컵 우승사를 써 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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