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 때문은 아니다. 최정은 공·수·주를 모두 갖춘 현역 최고의 3루수로 꼽힌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시즌 연속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하지만 기술위원회 내부에서는 ‘올해 규정 타석에 들면서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발탁의 기준을 갖고 있다. 그간 보여준 모습도 중요하지만 현재 최상의 컨디션인 선수를 데려가겠다는 원칙. 최정은 올해 부상에 시달려 43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자들이 생길 경우 깜짝 후보로 ‘최정 카드’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현재 자원 중에 3루수를 볼만한 선수들이 많다는 점에서 이마저도 어렵다.
야구 국가대항전에서 최정이 빠지는 모습을 실로 오랜만에 보게 되는 셈이다. 말 그대로 최정은 그간 ‘국가대표 3루수’이자 ‘국대 단골손님’이었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3 제 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최근 치러진 주요 국제 대회서 활약했다.
최정 스스로도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최정의 반응은 담담했다. 최정은 “내가 뽑히면 욕 먹는다”라고 농담을 섞어 소감을 전한 이후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 선수들이 잘 해 줄 것으로 믿는다”며 2차 엔트리에 뽑힌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최정은 7월 복귀 이후 9경기서 타율 3할9푼4리 2홈런 11타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5할2푼4리, 장타율이 6할9푼7리로 이를 합한 OPS가 무려 1.221에 달한다. 상대팀의 입장에서는 ‘공포의 최정’이 돌아온 셈. SK로서는 그야말로 구원과 같은 ‘중심타자 최정’이 돌아왔다.
5월 중순 부상으로 재활군에 내려간 이후 거의 2달간의 공백이 무색한 완벽한 복귀다. 뜨거운 타격감에 대해 최정은 “특별한 부분은 없는 것 같다. 그냥 좋은 모습을 꾸준히 유지하려고 한다”면서 “현재 타격감은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여전히 성에 차지 않는 듯 했다.
SK는 전반기를 8위라는 부진한 성적으로 마쳤다. 복귀 후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최정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커지고 있다. 최정은 “그런 부담감도 신경 쓰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면서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며 담담한 각오를 밝혔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