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6일 목요일

'소니'부터 '손띵스페셜'까지…별칭으로 본 손흥민 성장史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 7위(4골),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 6위(3골). 대한민국 공격수 손흥민의 올 시즌 성적표다. 




2014/15 시즌 손흥민의 활약이 눈부시다.  올 시즌 바이엘 레버쿠젠 소속으로 17경기에 출전해 10골을 기록 중이다. 팀 내 최다 득점이며, 분데스리가, 포칼, 챔피언스리그 등 무대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적 득점 행진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손흥민이 골을 넣은 8경기에서 레버쿠젠이 거둔 성적이다. 손흥민이 득점한 경기에서 팀은 패배한 적이 없다. (6승 2무) 또한, 손흥민의 득점은 양 발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올 시즌 넣은 10골은 오른발과 왼발이 각각 5골씩 나눠 넣었다. 

손흥민의 꾸준한 성장세는 국내 팬들뿐만 아니라 해외 언론과 팬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손흥민이 함부르크 사상 최연소 득점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래, 독일의 미디어들은 손흥민이 활약을 펼칠 때마다 그에게 다양한 별명을 선사했다. 때로는 동료들이 붙여준 별명도 있다. 2010년 가을 데뷔 이후 손흥민을 수식해 온 별명들을 통해, 그의 성장사를 돌아본다. 

[2008~2009] 소니 (Sonny 또는 Sony) | 함부르크 유스 시절부터 불리던 이름. 성씨(Son)에 접미사 y를 붙인 친근한 호칭이다. 손흥민이 2008년에 입단한 함부르크에서 풀네임 '손흥민'을 발음하기 힘든 현지 동료와 지도자들이 '소니'라 부르기 시작했다. SON이 영어로 '아들'이라는 데에 착안, 함부르크가 배출한 선수라는 의미까지 묶어 사용되기도 한다.

[2009~2011] 슈퍼탤런트 (Supertalent) | 손흥민은 성인 무대 데뷔 이전부터 현지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2009/2010 시즌, 독일 언론들은 손흥민이 뛰어난 재능을 가진 유망주라는 점에서 '특별한 재능'이라는 뜻의 슈퍼탤런트를 이름 앞에 붙였다. 당시 함부르크 지역지 <함부르거 모르겐포스트>는 손흥민이 팀 선배 뤼트 판 니스텔로이의 뒤를 이을 공격수라며 손흥민에게 '슈퍼 탤런트'라는 호칭을 선사했다. 이후, 손흥민이 2010년 여름 첼시와의 친선 경기에서 2골을 넣는 등 맹활약을 펼친 뒤 10월 30일 쾰른전에서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터뜨리자 '슈퍼 탤런트'는 손흥민을 가리키는 표현이 됐다. 당시 손흥민은 1971년에 데뷔한 만프레드 칼츠가 39년간 보유하고 있던 함부르크 최연소 득점자 기록을 깨뜨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2~2013] 손세이셔널 (Son-sational) | 손흥민의 성씨는 그의 활약을 묘사하는 표현에 즐겨 인용되곤 했다. 1군 데뷔 시즌, 머리-오른발-왼발로 두루 3골을 터뜨린 손흥민의 분데스리가 활약은 2011/2012 시즌 5골로 향상됐다. 그리고, 마침내 2012/2013 시즌 들어 풀타임 주전으로 도약한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연속골(3골)을 터뜨리며 본격적인 스타 탄생을 알렸다. 2012년 10월 26일, 아우크스부르크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한 손흥민에게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가 'Son-sational(손-세이셔널)'이라는 별명을 붙인 것도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세상을 놀라게 하는'이라는 뜻을 가진 sensational에 손흥민의 성씨를 조합한 'Sonsational'은, 이후 국내외 팬들 사이에서 즐겨 사용되며 손흥민을 수식하는 독보적인 표현으로 자리잡았다. 

[2014~현재] 손타스틱 (Son-tastic), 그리고 손띵 스페셜 (Son-thing special) | 레버쿠젠에 입단한 첫 시즌에도 손흥민은 리그 두 자리 수 득점에 성공했다. 31경기에 출전해 10골을 기록한 것이다. 그리고, 올 시즌 들어 그 기세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이미 리그에서만 4골을 터뜨렸고 지난 시즌 무득점에 그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벌써 3골을 기록 중이다. 지난 수요일 새벽에 열린 제니트 원정에서 2골을 터뜨린 것은 손흥민의 상승세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친근한 동생(소니), 특별한 재능(슈퍼탤런트), 세상을 놀라게 한(손세이셔널) 선수로 거듭 진화해 온 손흥민은 이제 더 이상 '유망주'로 설명이 불가능한 베테랑 골잡이다. 유럽에서 벌써 5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손흥민은 지난 9월 24일 아우크스부르크와의 경기에서는 팀의 유일한 골을 뽑아내며 1-0 팀 승리를 홀로 견인했다. 당시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는 손흥민 사진을 메인 화면에 내걸고 '손-타스틱!'이라는 헤드라인을 붙였다. 손흥민의 성씨(Son)에 'fantastic(환상적인)'이라는 단어를 이어붙여 그의 활약을 칭송한 것이다. 이어 11월 6일에는 분데스리가 공식 트위터 계정이 손흥민의 챔피언스리그 멀티골 활약에 관한 기사를 소개하며 '손띵 스페셜(son-thing special)'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특별한 구석이 많은 선수라는 뜻으로, 또 하나의 찬사다.


[2013~2014] 손날두 (Son-naldo) | 손흥민에게 2013/2014 시즌은 새로운 도전의 시기였다. 2013년 여름, 손흥민은 자신에게 기회를 준 함부르크에게 1천만 유로의 이적료를 안겨주며 강호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이적했다. 이전 시즌, 리그에서만 12골을 뽑아내며 두 자리 수 득점에 성공한 특급 공격수다운 대접을 받은 셈이다. 레버쿠젠 입단과 함께 사미 히피아 감독의 총애를 얻은 손흥민은 개막전부터 선발로 출격, 골을 뽑아냈다. 첫 공식 경기인 포칼 1라운드에서 골을 뽑아낸 데 이어 리그 개막전에서는 프라이부르크를 상대로 후반 시작과 함께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후 잠시 휴지기를 가진 손흥민은 11월 9일 친정팀 함부르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무렵부터 손흥민은 팀 동료들에게 '손날두'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최근에도 동료들은 SNS를 통해 손흥민을 '손흥민+호날두'의 조합인 '손날두'로 부르며 친근함을 표시하고 있다. 손흥민에게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남다른 의미다. 어린 시절, 호날두의 플레이 영상을 반복 시청하며 장점을 익히려 애썼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의 호날두는 손흥민에게 하나의 역할 모델이었던 셈이다. 데뷔 초기, 프리시즌에 경기당 1~2골의 엄청난 득점력을 발휘할 당시 '프리날두(프리 시즌의 호날두)'라 불렸던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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