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24일 월요일

‘또 다친’ 로이스의 유럽축구 나비효과

썸네일



분데스리가 최고의 축구 스타 중 한 명인 마르코 로이스(도르트문트)가 ‘또’ 다쳤다. 최근 5개월 동안 벌써 네번째 부상이다. 로이스는 지난 주말 파더보른과의 경기 도중 상대팀의 바칼로즈의 과격한 태클에 발목 인대를 다쳤다. 골을 터뜨릐며 맹활약하던 로이스는 실려나갔고 곧장 교체아웃됐다. 도르트문트 구단은 경기 후 로이스가 2014년 일정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안그래도 성적 부진에 빠져있는 도르트문트의 분위기는 더욱 침울해졌다. 

로이스의 부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부위도 다양하다. 하지만 그에게도 2014년은 유난스럽다. 경기를 걸러야 할 정도로 크게 다친 것만해도 5차례인데, 매 부상이 경기에서 나왔다. 훈련 부상이 아니라 경기 부상이 이렇게 자주 벌어지는 것은 분명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게다가 매번 곧장 교체아웃이 될 정도로 상태가 나빴으니 경기 나설 때마다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최근에는 그 중에서도 발목이 큰 문제다. 지난 6월, 아르메니아와의 A매치 친선전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브라질 월드컵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은 치명적이었다. 동료들이 세계를 제패하는 모습을 고국에서 지켜보며 힘겹게 재활에 성공한 로이스는 새로운 시즌을 성공적으로 개막했지만 이번엔 반대쪽 발목이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발목 인대가 완전히 낫지 않은 상황에서 출전한 지난 주말 파더보른전에서 그 부위를 걷어차이면서 장기간 회복이 필요할만큼 큰 부상을 입었다. 겨울 휴식기까지는 그를 볼 수 없게 됐다. 

썸네일

설레는 아스널 | 로이스가 워낙 주목을 받는 선수이다보니, 그의 부상을 둘러싼 해석과 예측도 가지가지다. 단순히 선수 한 명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한 역학 관계에 적잖은 변화가 올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드는 것은 영국 언론들의 반응이다. 그들 눈에 로이스의 부상은 아스널에게 호재다. 당장 눈 앞에 닥친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식의 보도가 쏟아졌다. 로이스의 소속팀 도르트문트는 현재 승점 7점으로 D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주중 챔피언스리그 홈 경기에서 로이스가 빠진 도르트문트와 맞대결을 펼친다. 도르트문트는 4전 전승으로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여서 아스널에게는 로이스의 결장이 승리 가능성을 더 높여주는 긍정적인 소식인 것은 분명하다. 아스널이 이 경기에서 도르트문트에게 패하면, 안더레흐트-갈라타사라이 경기 결과에 따라 마지막 라운드까지 16강 진출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게 되므로 매우 중요한 시합이다.  

겨울 이적시장 | 다가오는 겨울 이적시장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도르트문트는 최근 수 년 동안 팀의 에이스들을 경쟁팀에 내줘야 했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의 주축 선수로 활약 중인 마리오 괴체(2013년)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2014년)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래서 2015년에는 로이스가 떠날 차례라는 얘기가 정설처럼 떠돌고 있던 터였다. 도르트문트는 로이스를 붙들기 위해 거액의 재계약을 제시하고 있지만 로이스의 반응은 아직 미온적이다. 로이스는 도르트문트와 2017년 여름까지 계약이 되어 있지만, 바이아웃(일정 금액 이상 지불하면 이적 가능) 금액이 그의 가치에 비해 크게 낮은 2천만 파운드(약 345억원)으로 설정되어 있어 지금 상황이라면 팀을 떠날 가능성이 매우 유력하다. 현지 언론들은 레알 마드리드,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로이스 영입에 상당히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일부 언론들은 레알 마드리드가 로이스에게 1천만 유로(약 172억원)의 연봉을 제시했다는 루머까지 보도하며 로이스가 빠르면 1월 겨울이적시장 때에 도르트문트를 떠날 것이라 말할 정도다. 하지만 로이스가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급기야 이번엔 월드컵 때와는 다른쪽 발목의 부상으로 다시 나동그라지면서 1월 이적 시장 최대어가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발 위험이 높은 부상에 1년 내내 시달린데다 즉시 투입이 어려운 선수를 – 아무리 입도선매라 하더라도 – 서둘러 영입하는 것이 지나치게 모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샤키리(바이에른 뮌헨), 에레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베일(레알 마드리드), 페드로(바르셀로나) 등 그간 이적 루머의 등장인물이던 2선 공격수들의 몸값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첩첩산중 도르트문트 | 하지만 당장 직격탄을 맞는 것은 역시 현 소속팀 도르트문트다. 도르트문트는 현재 강등권에 근접한 16위까지 추락한 상태다. 12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벌써 7패를 당했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시즌 34경기를 통틀어 당한 패배가 7경기인 팀이다. 특히 득점력 난조가 심각하다. 분데스리가에서 도르트문트보다 골을 적게 넣은 팀은 고작 5개 밖에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팀 공격의 주축인 로이스가 이탈하는 것은 심각한 타격이다. 지난 주말, 파더보른 전에서 2-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도르트문트에게 경기 결과보다 로이스의 부상이 더 큰 타격인 것도 로이스의 존재가 한 경기의 성과 이상의 여파를 미치기 때문이다. 강등권 탈출이야 당연히 할 수 있겠지만, 도르트문트가 강등권에 이리 오래 머무는 것 자체가 이미 충격적인 일인데다 지금 상태가 이어진다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 획득도 난망이라는 점에서 로이스의 이탈은 심각한 타격이다. 특히, 도르트문트는 남은 리그 상반기 남은 일정 대진이 괜찮은 편이다. (프랑크푸르트[원정/현재12위]-호펜하임[홈/8위]-베를린[원정/13위]-볼프스부르크[홈/2위]-브레멘[원정/17위]) 가급적 많은 경기를 이긴 뒤 겨울 휴식기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 따라서 로이스의 부재는 하위권 탈출 시기를 앞당기려는 도르트문트의 계획에 큰 차질을 빚는 셈이다. 이에 따라, '언젠가 올라올' 팀이 하위권에 처져 있는 상황으로 인해 빚어지는 (바이에른 뮌헨을 제외한) 팀들간 순위 경쟁의 격화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 관전의 주요 포인트가 되고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