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4일 금요일

양현종 '포스팅 연기'에 숨은 전략


양현종(26·KIA)은 왜 김광현(26·SK)과 달리 메이저리그 포스팅 신청을 늦춘 걸까. 화려한 포장보다 실리와 내실을 선택했다.

양현종은 지난달 말 에이전트 선임과 계약을 모두 마쳤다. 지난 11일까지 한국시리즈(KS)에 나섰던 강정호(27·넥센)와 달리 일정이 빡빡하지 않았다. 하지만 양현종은 일찌감치 해외진출 추진 기자회견을 연 김광현과 다르게 시기를 11월 중순으로 미뤘다. KIA 구단 관계자는 "오는 17~18일께 양현종이 해외 진출과 관련해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팅 절차는 그 직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제대로 홍보하고 평가받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었다. 양현종은 이번 시즌 16승8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총 29차례 마운드에 올라 17번의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2010시즌 세운 개인 최다승과 타이다. 왼손 투수로 최고 시속 150㎞대의 빠른 공과 커브, 슬라이더를 곁들인다. 

그러나 메이저리그(ML) 구단 사이에서는 양현종보다 김광현이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양현종은 2011년부터 2년 간 앞선 두 시즌과 비교해 부진했다. 뉴욕 양키스의 소식을 주로 전하는 미국 매체 리버애비뉴블루스는 지난 7일 양현종에 대해 "류현진이나 김광현과는 달리 한국프로야구에서 슈퍼스타는 아니었다. 2009년 21세의 나이로 좋은 활약(12승5패 평균자책점 3.15)을 펼쳤으나 2011년 이후 두 시즌 동안 부진했다"라고 소개했다. 

2년 전 포스팅을 통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7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포기한 선배 윤석민의 영향도 있었다. 한 관계자는 "같은 KIA 소속이었던 윤석민은 처음 기회를 얻었을 때 팀의 반대로 포스팅을 통한 해외진출을 포기했다. 자연스럽게 양현종 역시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이 어려울 거라는 시선이 퍼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기왕이면 높은 몸값을 받고 해외에 도전해야 원소속구단은 물론 선수에게도 도움이 된다. 지나치게 낮은 포스팅 금액을 제시받을 경우 메이저리그에 갔을 때 상대적으로 기회를 덜 받을 수 있다. 구단에서 지불해야 할 액수가 높으면 선수가 한 번이라도 더 던질 기회를 마련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선언하는 것보다 현지에서 양현종을 알리고 홍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양현종은 자신의 투구 장면이 담

긴 영상과 장단점, 부상 이력과 관련한 각종 자료를 제작해 미국 현지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상당히 호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효과를 보고 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14일 "양현종이 김광현보다 더 높은 포스팅 금액을 받을 수 있다"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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