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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8일 토요일

'김경언 결승포' 한화, 롯데에 8회 대역전승



한화가 롯데에 짜릿한 역전극을 거두며 5할 승률에 복귀했다. 

한화는 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 홈경기를 6-4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8회말 조인성이 극적인 동점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고, 여세를 몰아 김경언이 결승 투런 홈런을 폭발하며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시즌 50승 고지를 밟았다. 50승 중 30승이 역전승으로 리그 최다 기록을 이어갔다. 50승50패로 5할 승률에 복귀한 6위 한화는 5위 SK(48승47패2무)에 반경기차를 유지했다. 반면 롯데는 3연패 늪에 빠지며 46승56패로 8위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3회까지는 팽팽한 투수전. 한화 안영명과 롯데 이재곤이 나란히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균형을 깬 것은 4회초 롯데 공격, 정훈과 황재균의 연속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무사 1·2루에서 짐 아두치가 좌측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때리며 선취점을 올렸다.

강민호의 볼넷으로 계속된 1사 만루에서는 박종윤이 좌측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4회에만 안타 4개, 볼넷 1개로 3득점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롯데는 7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이우민이 한화 필승맨 박정진의 4구 가운데 몰린 132km 슬라이더를 밀어쳐 좌월 솔로 홈런으로 장식했다. 비거리 110m, 시즌 4호 홈런. 

한화는 6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내고도 찬스에서 한 방이 터지지 않아 무득점으로 끌려다녔다. 하지만 7회말 2사 후 김경언이 좌중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김태균이 우중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첫 득점을 냈다. 이어 8회말 송주호와 박노민의 연속 안타로 잡은 1사 1,3루에서 조인성이 롯데 마무리 정대현으로부터 동점 스리런 홈런을 폭발했다. 정대현의 2구 가운데 높게 들어온 128km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 비거리 115m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5호 홈런.

승부는 4-4 원점, 한화 타선은 더욱 뜨겁게 불타올랐다. 강경학의 볼넷으로 계속된 2사 1루에서 이번에는 김경언이 정대현에게 우중월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정대현의 2구 가운데 몰린 114km 커브를 걷어 올렸다. 비거리 115m, 결승 홈런. 시즌 10호 홈런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이 결승포로 만들어졌다. 김경언이 2안타 2타점으로 공격을 이끌며 대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한화는 8회에만 타자 일순으로 대거 5득점했다. 

한화는 9회초 권혁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4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이동걸이 1⅓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올렸다. 롯데는 정대현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안타 2개를 모두 홈런으로 맞고 3실점하며 시즌 첫 패전을 당했다.


한편 마산에서는 에이스 에릭 해커가 13승을 거둔 NC가 KIA에 9-2로 이겼고, 인천에서는 SK가 kt에 11-8로 역전승을 거두며 에이스 김광현의 패전을 지워줬다. 잠실에서는 LG가 9회 오지환의 재치있는 주루플레이에 힘입어 두산에 4-3으로 이겼고, 삼성과 넥센의 대구경기는 비로 연기됐다.

2015년 3월 5일 목요일

2015시즌, 타자들은 ‘시간’과도 싸운다



올 시즌 KBO의 최대 화두는 시간 단축이다. 

경기 스피드업은 KBO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갈수록 늘어나는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묘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KBO 평균 경기 시간은 역대 최장인 3시간 27분이었다. 올해 KBO는 경기 기간 '10분 단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프 시즌에 스피드업에 관해 규정을 마련했다. 시범경기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타자들이 바빠진다. 홈팀 타자가 등장할 때 나오는 BGM(원정팀은 선수 소개)은 10초 이내로 하고, 타자는 BGM이 끝나기 전에 타석에 들어와야 한다. 타자가 이를 위반하고 10초 이후에 들어올 때는 심판이 투구없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할 수 있다. 

또 타자는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 최소 한 발은 타석 안에 두어야 한다. 공 1개를 파울로 치거나 지켜본 후 타석을 벗어날 수 없다. 이 역시 위반시 투구없이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가을 애리조나 교육리그에서 이 규정을 시범적으로 적용해 스피드업에 좋은 결과를 나타냈다고 한다. 부상 등 특별한 경우에는 두 발 모두 타석을 벗어날 수 있다. 

볼넷이나 사구시 타자는 느릿느릿 걸어갈 수 없다. 뛰어서 1루로 출루하고, 보호대는 1루에서 해제해야 한다. 부상의 경우는 제외. 이처럼 타자들은 투수와의 수싸움에 앞서 시간을 극복해야 한다. 

투수는 이닝 중 투수 교체시간이 종전 2분 45초에서 2분 30초로 단축된다. 최대한 빨리 마운드로 올라가 몸을 풀고 타자와의 승부를 준비해야 한다. 또 감독이 어필할 때 모든 코치는 동행할 수 없다. 이를 위반시 해당 코치는 퇴장된다. 

한편 KBO는 올스타전 중간투수 부문과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4-5위 대결)을 신설했다. 4위팀은 최대 2경기에서 1승 또는 1무승부만 해도 준플레이오프로 진출한다. 5위팀은 반드시 2승을 해야 진출한다. 퓨처스리그는 종전 2개 리그에서 3개 리그로 개편했다. 동일리그 팀간 18차전, 인터리그 팀간 6차전씩 팀당 102경기를 치른다. 

2014년 12월 5일 금요일

한화, 새 외국인 투수 유먼-탈보트 영입 확정


한화가 새 외국인 투수로 롯데에서 활약한 좌완 쉐인 유먼(35)과 삼성에서 활약한 미치 탈보트(31)로 확정지었다. 

한화는 5일 유먼과 총액 47만5000달러, 탈보트와 총액 60만 달러에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유먼은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37만5000달러이며 탈보트는 계약금 21만 달러, 연봉 39만 달러의 조건이다. FA 권혁-송은범-배영수 영입에 이어 외국인 투수 유먼과 탈보트까지 한화의 행보가 발 빠르다. 

김성근 감독이 선택한 외국인 투수 2명 모두 한국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들이다. 유먼은 올해 오른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고전했지만 한국리그에서 꾸준하게 활약한 검증된 카드라는 점에서 낙점받았다. 탈보트도 2012년 삼성에서 활약했으며 3년 만에 한화 유니폼을 입고 한국으로 컴백하게 됐다. 

유먼은 2012년부터 3년 동안 롯데에서 88경기 38승21패1홀드 평균자책점 3.89을 기록하며 좌완 선발로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올해는 오른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구위 저하에 시달리며 28경기 12승10패 평균자책점 5.93으로 고전했다. 정든 롯데와 재계약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한화의 부름을 받아 4년째 한국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탈보트는 미국 유타주 출신으로 캐넌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2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2라운드로 입단, 메이저리그 통산 12승19패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했다. 특히 2012년에는 한국프로야구 삼성에서 25경기 14승3패 방어율 3.97를 기록하는 등 한국 리그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2014시즌에는 미국 독립리그와 대만리그 라미고 몽키스에서 활약했다. 

계약 후 유먼은 "계속해서 한국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준 한화 구단에 감사드린다. 새로운 팀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 내년 시즌 준비 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탈보트 역시 "다시 한국에서 뛸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화는 FA 투수 3명에 이어 외국인 투수 2명 영입까지 완료, 전체적인 마운드 밑그림을 완성했다. 선발은 유먼과 탈보트를 축으로 송은범 배영수 이태양 유창식 양훈 등이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불펜도 기존의 안영명 박정진 윤규진에 권혁과 임경완이 새롭게 가세하며 양적 질적으로 매우 풍부해졌다. 


2014년 11월 18일 화요일

서건창 MVP-박민우 신인왕, 넥센 3년 연속 MVP 배출


2014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의 주인공은 서건창(넥센 히어로즈)과 박민우(NC 다이노스)였다. 

서건창과 박민우는 18일 서울 양재동 The-K호텔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MVP, 신인왕 및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각각 올 시즌 MVP와 신인왕에 선정됐다. 

서건창은 기자단투표 결과 총 유효표 중 77표를 획득, 팀 동료 박병호(13표)와 강정호(7표), 앤디 밴 헤켄(0표), 릭 밴덴헐크(삼성 라이온즈, 2표)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박민우도 박해민(삼성), 조상우(넥센)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제치고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의 기쁨을 누렸다. 

서건창은 올 시즌 전 경기인 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 7푼(543타수 201안타) 7홈런 67타점 135득점 48도루 맹활약으로 타율과 최다안타, 득점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풀타임 3번째 시즌에 타격 3관왕을 차지하며 리그 최고의 타자로 거듭났다. 특히 사상 첫 200안타 고지까지 밟아 기록의 사나이로 거듭났고, MVP도 자연스럽게 그의 몫이 됐다. 

경쟁자인 박병호는 128경기에서 타율 3할 3리 52홈런 124타점을 기록, 홈런과 타점 1위, 득점 2위, 장타율 3위, 출루율 5위에 올라 3년 연속 MVP 수상까지 노렸으나 서건창에 밀렸다. 117경기에서 타율 3할 5푼 6리 40홈런 117타점을 올린 유격수 강정호도 수상에는 실패했다. 밴덴헐크는 25경기 13승 4패 평균자책점 3.18, 180탈삼진을 기록했으나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왕에 만족해야 했다.

이로써 넥센은 2012년과 지난해 박병호에 이어 3년 연속 MVP를 배출한 팀이 됐고, 서건창은 풀타임 3번째 시즌 만에 데뷔 첫 MVP의 영예를 누렸다. 또한 서건창은 신인왕 출신으로 MVP를 수상한 첫 사례가 됐다. 2006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 현 LA 다저스)은 MVP와 신인왕 동시 수상이었다. 

박민우는 올 시즌 11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 9푼 8리 1홈런 40타점 50도루, 출루율 3할 9푼 2리로 맹활약했다. 풀타임 2년차에 리드오프로 자리 잡아 팀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크게 공헌했다. 50도루를 기록했다는 점이 경쟁자에 앞선 이유 중 하나다. NC는 지난해 이재학에 이어 창단 직후 2년 연속 신인왕 배출로 기쁨을 더했다.

박민우는 신인왕 수상 직후 "많이 부족함에도 꾸준히 기회 주신 김경문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좋은 감독님과 코치님, 선배님들과 함께 야구할 수 있어 최고의 한 해였다. 처음 풀타임 뛰면서 배운 것도 많았지만 배울 것도 한참 많이 남았다. 내년 시즌에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MVP와 신인왕, 부문별 수상자 명단.
(다승, 평균자책점, 타율, 홈런, 타점을 제외한 전 부문은 1군만 시상)

▲ MVP : 서건창(넥센)

▲ 신인왕 : 박민우(NC)

▲ 다승

- 1군 : 앤디 밴 헤켄(넥센)
- 퓨처스리그 : 이형범(경찰), 박세웅(kt 위즈, 이상 북부리그) / 김상수(상무), 이동걸(한화, 이상 남부리그)

▲ 평균자책점

-1군 : 밴덴헐크(삼성)
-퓨처스리그 : 장진용(LG, 북부리그) / 고원준(상무, 남부리그)

▲ 승률 : 헨리 소사(넥센)

▲ 세이브 : 손승락(넥센)

▲ 탈삼진 : 릭 밴덴헐크(삼성)

▲ 홀드 : 한현희(넥센)

▲ 타격

-1군 : 서건창(넥센)
-퓨처스리그 : 이천웅(경찰, 북부리그) / 구자욱(상무, 남부리그)

▲ 홈런

-1군 : 박병호(넥센)
-퓨처스리그 : 김사연(kt, 북부리그) / 박노민(한화), 조평호(NC, 이상 남부리그)

▲ 타점

-1군 : 박병호(넥센)
-퓨처스리그 : 유민상(경찰, 북부리그) / 정진호(상무, 남부리그)

▲ 득점 : 서건창(넥센)

▲ 최다안타 : 서건창(넥센)

▲ 도루 : 김상수(삼성)

▲ 출루율 : 김태균(한화)

▲ 장타율 : 강정호(넥센)

2014년 11월 17일 월요일

김성근 ‘강훈 효과’


팬들이 불렀고, 한화가 응답했다. 야신이 돌아왔다. 김성근 감독이 한화 감독으로 부임한 뒤 한화는 단숨에 뉴스의 중심에 섰다. 오키나와에서 쏟아지는 사진은 화보처럼 인터넷을 장식했다. 선수들의 찡그린 표정에, 지친 얼굴에, 엉망진창이 된 유니폼에 관심이 폭발했다. ‘고행’은 선수들만 하는 게 아니다. 코치들 역시 입에서 단내가 난다. ‘초보 코치’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재현 코치는 하루에 수천개의 토스 배팅을 올리는 중이다.

오전 7시40분 훈련이 시작된다. 점심시간은 낮 12시부터 20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시간표상에 훈련시간은 오후 6시까지라고 적혀 있지만 오후 8시를 넘기는 일이 허다하다. 쉴 틈도 없다. 오키나와 훈련장 야구장 2면에서 동시에 코치 6명이 쉴 새 없이 수비 훈련을 위한 타구를 날린다. 타격 훈련도 다르지 않다. 피칭 머신 2개와 배팅볼 투수 1명이 공을 던지고 3명이 배팅 케이지 뒤에서 토스 배팅 훈련을 한다. 하나를 마치면 바로 다음 코스로 이동하기 때문에 쉴 틈이 없다.

강한 훈련은 원래 김성근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였다. 훈련을 통해 성장한 선수가 여럿이다.

‘혹사’라는 지적 역시 끊이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지나친 훈련이 오히려 선수들의 운동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비판한다. 많은 훈련에 따른 체중 감소가 타구 스피드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평도 나온다.

김성근 훈련의 효과는 단순히 ‘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훈련량을 늘리는 것이라면 누구든 할 수 있다. 성적이 나쁜 대부분의 구단들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녹음기처럼 ‘강한 훈련’을 반복해 강조하지만 그 결과가 항상 따라오지 않는다.

김성근 훈련 효과의 비밀은 그 사이사이에 있는 ‘연습경기’에 있다. 한화는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코칭스태프를 포함해 70여명의 대규모 훈련단을 꾸렸다. 선수 숫자가 충분하니 하루 걸러 한 번씩 자체 청백전이 벌어진다. 하루 훈련하고 나면 하루는 경기를 통해 이를 체크한다. 김 감독은 실전을 통해 선수들의 부족한 부분을 살핀 뒤 다음날 훈련 방식을 바꾼다. 실전을 통한 미세조정이 매일 이뤄진다. 선수들 스스로도 훈련의 결과를 바로 다음날 확인하는 기분이다. 수험 공부로 치자면 ‘하루 공부, 하루 모의고사’다. 다음날은 틀린 문제를 복습하고, 그 다음날 다시 모의고사를 치는 것과 같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김성근식 강한 훈련은 선수들의 심리적 차이를 줄인다. 연봉 15억원의 선수든, 2400만원의 선수든 훈련 앞에서 모두가 똑같아진다. 고액 연봉 선수들은 훈련 앞에서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신인급 선수들은 훈련 앞에서 기회의 가능성을 찾는다. 절대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주전 선수와의 심리적 거리가 줄어든다. 강한 훈련은 선수단 전체를 평평하고 고르게 다지는 작업이다.

강한 훈련의 겉모습에는 과거 한국 사회를 지배했던 ‘저돌적 산업화’의 향수가 묻어나지만 안을 뒤져보면 고착화된 구질서를 재편해 기회를 재생산하는 혁명의 가능성이 묻혀 있다. 그게 바로 김성근 야구의 힘이다.


2014년 11월 11일 화요일

‘내부 육성’ 만으로 통합 4연패…그래서 더 위대한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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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 삼성, 최강 삼성.’

바야흐로 삼성 시대다. 20세기만 해도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이 맺혔던 삼성이 21세기 들어 한국시리즈 우승의 단골손님이 됐다.

삼성은 11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넥센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 고지에 우뚝 섰다. 2011년 이후 4년 연속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통합 4연패는 한국프로야구사상 최초의 업적이다.

해태가 1986∼1989년 한국시리즈 4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적은 있지만 정규시즌에서 4년 연속 우승은 하지 못했다. 프로야구 출범 후 1988년까지는 전·후기리그 제도로 운영됐는데 해태는 1986년 전기리그 2위, 후기리그 공동 1위의 자격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라 우승을 차지했다. 1987년엔 전기리그 3위, 후기리그 2위로서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1988년에만 전·후기리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다. 해태는 단일시즌제가 처음 채택된 1989년에도 정규시즌에서는 빙그레에 이어 2위에 오른 뒤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단일시즌제 이후 지금까지 정규시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것도 1996∼1997년 해태, 2003∼2004년 현대, 2005∼2006년 삼성, 2007∼2008년 SK뿐이었다. 3년 이상은 류중일 감독이 부임한 이후의 삼성밖에 없다.

연속 우승을 위해서는 선수의 혹사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투수는 물론 야수의 피로도도 가중된다. 그래서 연속 우승이 어려운 것이다. 더군다나 삼성은 특별히 외부에서 프리에이전트(FA)도 영입하지 않았다. 있는 선수로, 내부 육성으로 4년 연속 우승의 젖줄을 만들었다. 우승을 위해 팔꿈치나 어깨를 바친 투수도 없었고, 야수 중에 큰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선수도 없었다. 선수를 쥐어짜지 않고도 4년 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것은 류중일 감독의 서두르지 않는 야구와 선수관리, 구단의 육성 정책이 빚어낸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삼성이 더욱 무서운 이유다.

류 감독은 지난해 우승 후 “2010년대 한국프로야구는 삼성 라이온즈가 지배할 것이라고 약속 드렸다. 이제 반은 지킨 것 같다”고 했다. 삼성의 독주를 누가 막고 나설까.




2014년 11월 9일 일요일

밴헤켄의 가장 완벽했던 KS 67구



한국시리즈 사상 가장 완벽한 호투가 펼쳐질 뻔했다. 주인공은 넥센 선발투수 앤디 밴헤켄(36).
11월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넥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밴헤켄은 6회까지 단 한 타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는 놀라운 투구를 선보였다. 7회 초 삼성 선두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솔로 홈런을 맞을 때까지 그가 던진 67구는 역대 한국시리즈 가장 완벽한 67구였다.
4차전을 앞둔 넥센 선수단 분위기는 생각보다 어둡지 않았다. 3차전 패배 후유증이 4차전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이는 기우였다. 넥센 선수들은 정규 시즌 때처럼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로 훈련을 이어갔다.
넥센 3루수 김민성은 “오히려 LG와의 플레이오프가 긴장됐지, 한국시리즈는 내가 생각해도 이상할 정도로 긴장되거나 흥분되지 않는다”며 “다른 선수들도 차분한 상태로 시리즈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염 감독은 “분명 한국시리즈가 주는 부담감은 크다. 그러나 필요 이상의 긴장감은 느끼지 않고 있다”며 단호한 표정으로 “어제(7일) 패배에 따른 위축감도 없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정규 시즌 내내 삼성전을 치르면서 ‘오늘 지면 내일은 이긴다’는 확신 같은 게 있었다”며 “4차전도 그런 기대감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성을 비롯한 선수들 그리고 염 감독이 3차전 패배에도 차분히 4차전을 준비할 수 있던 가장 큰 배경은 역시 ‘에이스’ 밴헤켄 등판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1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밴헤켄은 이미 4차전 등판이 예고된 터였다. 3일을 쉬고 4일째 등판이라, 밴헤켄의 투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밴헤켄은 “전혀 문제가 없다. 체력도 완벽하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밴헤켄은 삼성전에 무척 강했다. 삼성전에 4번 등판해 24.1이닝을 던져 2승 1패 평균자책 2.22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밴헤켄이 상대한 팀들 가운데 삼성전 평균자책이 가장 낮았다. 삼성 주요 타자들과의 맞대결 성적도 좋았다.
하지만, 1차전 승리투수였고, 정규 시즌에서 삼성전에 강했다고 그것이 4차전 승리를 보장하는 건 아니었다. 1차전에서 밴헤켄에게 당한 삼성은 최고의 전력분석팀을 중심으로 4차전 대비를 마친 터였다.
삼성 코치는 “1차전 밴헤켄의 포크볼에 우리 타자들이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며 “4차전을 대비해 밴헤켄의 포크볼을 중점적으로 연구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1차전 밴헤켄은 96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가운데 무려 34구를 포크볼로 던졌다. 포심패스트볼 45구 다음으로 많은 투구수였다. 위력도 뛰어나 포크볼 34구를 던지며 5개의 땅볼아웃을 유도하고, 2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밴헤켄은 1차전의 부담감 때문인지 1회 4타자를 상대로 23구나 던지는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다. 결국 경기 초반 많은 투구수는 밴헤켄이 6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됐다.
여기다 포심패스트 구위도 평소보다 인상적이지 않았다. 3회 말 나바로에게 2점 홈런을 맞은 구종이 포크볼이었음에도 계속 포크볼 비율을 높게 유지한 것도 포심보단 그래도 포크볼이 괜찮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손혁 MBC SPORTS+ 해설위원은 “1차전 선발투수란 압박감이 강하다 보니 더 정확하게 던져야 하는 부담이 경기 초반 많은 투구수로 연결된 것 같다”며 “그나마 밴헤켄이 경험 많은 투수라, 3회 나바로에게 동점 2점 홈런을 맞고도 급격하게 흔들리지 않고, 더 침착하게 투구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4차전이었다. 삼성은 밴헤켄 대비를 끝마친 터였다. 특히나 밴헤켄의 4차전 선발 등판은 3일을 쉬고 4일째 이뤄지는 것이었다. 자칫 컨디션이 흔들리고,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질 수 있는 일이었다. 가뜩이나 밴헤켄은 36살의 노장 투수였다. 그것도 올 시즌 187이닝을 던진 KBO리그 최다이닝 소화투수였다.
염 감독은 “4차전에서 밴헤켄이 무너지면 무척 힘든 일정이 될 것”이라며 “배수진을 쳐야 한다면 바로 4차전이 그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크볼 대신 패스트볼로 공격적 투구를 펼치 밴헤켄
4차전 1회 초. 밴헤켄은 삼성 선두 타자 나바로와 만났다. 정규 시즌에서 밴헤켄은 나바로를 상대로 12타석 10타수 3안타 피안타율 0.300, 피OPS(출루율+장타율) 0.717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선 나바로에게 2점 홈런을 맞은 바 있었다. 첫 타자부터 ‘매우 껄끄러운 상대’를 만난 셈이었다.
밴헤켄은 포크볼을 던졌다가 맞았던 1차전 2점 홈런이 떠올랐는지 초구부터 4구까지 포심패스트볼만 고집했다. 결과는 2루수 뜬공 아웃. 껄끄러운 첫 타자를 가볍게 처리한 밴헤켄은 2번 박한이와의 승부에선 속구, 체인지업, 포크볼, 포크볼을 던지며 2루수 땅볼 아웃을 이끌어냈다. 3번 채태인과의 승부에서도 밴헤켄은 체인지업, 포크볼, 포크볼로 유격수 땅볼 아웃을 유도했다.
삼성의 예상대로 밴해켄은 나바로를 제외하면 특유의 주무기인 포크볼을 적극 활용했다.
박재홍 MBC SPORTS+ 해설위원은 “밴헤켄의 포크볼은 어떻게 그립을 쥐느냐에 따라 아주 크게 떨어지는 포크볼, 평균 각도로 떨어지는 포크볼, 그보다 덜 떨어지는 포크볼이 된다”며 “특히나 우타자 기준으로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휘면서 떨어지는 포크볼은 좀체 치기 어려운 공”이라고 평했다. 박 위원은 “이런 포크볼은 쳐도 땅볼, 웬만큼 잘 맞지 않으면 평범한 외야 플라이”라며 “실제로 1회 삼성 타자들이 밴헤켄의 포크볼을 공략했지만, 외야 깊숙이 가는 타구는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1회 말 넥센이 2점을 내자 2회부터 밴헤켄은 전혀 투구 패턴으로 삼성 타선과 맞섰다. 2회 선두타자 4번 최형우부터 6번 이승엽과 상대할 때까지 밴헤켄은 14구를 던지는 동안 포크볼은 하나밖에 던지지 않았다. 대신 패스트볼 9구, 체인지업 4구로 타자들을 제입했다.
2회 말 넥센이 유한준의 3점 홈런으로 5대 0으로 달아나자 밴해켄은 패스트볼 위주의 공격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3회 초 9구를 던지는 동안 커브 1개가 있었을 뿐 8구는 모두 포심이었다. 거기다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투구했고, 볼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도 피하지 않고, 정면 승부를 펼쳤다.
4회 초에도 마찬가지였다. 밴헤켄은 7구로 간단히 이닝을 정리했는데 속구 위주의 투구가 빛났다. 포크볼 2개도 2스트라이크 이후 던지는 아주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 대신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 때 던지는 평균적 낙폭의 포크볼이었다. 거기다 밴헤켄은 3타자 모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공격적 투구를 펼쳤다.
5회 초에도 밴헤켄이 이닝을 마무리하는 덴 많은 투구수가 필요하지 않았다. 포크볼 대신 패스트볼과 커브를 섞어 던지며 3타자를 가볍게 범타 처리했다.
6회 초엔 11구 가운데 커브 대신 체인지업을 4개나 던지며 역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빠르게 타자와 승부했다.
6회까지 밴헤켄은 67구를 던지는 동안 단 한 타자도 1루로 출루시키지 않으며 퍼팩트 투구를 펼쳤다. 만약 이대로 3이닝을 더 막는다면 한국시리즈 사상 초유의 퍼팩트 게임이 달성될지 모를 일이었다.
7회 초 나바로를 선두타자로 상대한 밴헤켄은 초구부터 6구까지 패스트볼을 고집했다. 여전히 1차전 포크볼 홈런이 떠오른 듯싶었다. 그러다 결국 7구째 시속 143km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다가 공이 높게 형성되며 나바로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말았다.
6회까지 진행한 퍼팩트 투구와 1차전부터 이이온 30타자 연속 범타 기록(한국시리즈 기록, 종전 배영수 24타자 연속 범타)이 한꺼번에 깨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밴헤켄은 다시 평정심을 찾고서 후속타자들을 잘 정리하며 7회를 1실점으로 끝냈다.
밴해켄은 8회부터 마운드를 한현희에게 넘겨준 뒤 벤치에서 동료들의 플레이를 응원했다. 4차전에서 넥센이 9대 3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만들 수 있던 건 누가 뭐래도 밴헤켄의 호투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적의 67구’ 어떻게 나왔나
타자 출신의 박재홍 위원은 “포크볼에 대비했던 삼성 타자들이 2회부터 밴헤켄이 속구 위주 투구로 전략을 바꾸자 상당히 당황하지 않았나 싶다”며 “밴해켄의 공격적인 투구 패턴에 말려들면서 더 좋지 않은 타격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밴헤켄은 1, 7회에만 각각 4, 5개의 포크볼을 던졌을 뿐 다른 이닝에선 거의 주무기인 포크볼을 구사하지 않았다. 대신 패스트볼 비율을 높였고, 1차전 때 거의 던지지 않았던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투수 출신의 손혁 위원은 “밴헤켄이 경기 시작 전부터 ‘오늘은 포크볼 대신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위주로 투구하자’고 계획했던 건 아닐 것”이라며 “1, 2회 넥센 타선이 터지며 팀이 5대 0으로 달아나자 ‘최대한 투구수를 절약해 7, 8회까지 던지자. 그래야 주요 불펜투수 소모를 막을 수 있다’는 계산 아래 포크볼로 타자를 유인하는 대신 패스트볼 위주의 공격적인 투구를 펼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손 위원은 “밴헤켄 정도의 베테랑 투수라면 이미 등판 전 ‘내 뒤에 불펜투수 누가누가 있구나, 오늘은 누가 못 나오겠구나’하는 예상을 하게 마련”이라며 “3차전에서 조상우, 손승락이 많은 투구수를 기록하며 4차전엔 나오기 힘들다는 걸 밴헤켄이 다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손 위원은 입을 모아 “밴헤켄의 패스트볼 구위와 제구가 원체 뛰어나 삼성 타자들이 알면서 당했다”며 “밴헤켄 스스로 자신감에 넘친 투구를 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사실 4일째 등판뿐만 아니라 1차전 등판 때 투구수 96개를 기록한 건 분명 부담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밴헤켄은 4차전에서 더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손 위원은 “3일 휴식, 4일째 등판으로 밴헤켄의 전체적인 공 스피드가 2, 3km 정도 떨어졌다. 확실히 몸에 힘이 들어갔던 1차전 때보다 구속은 떨어졌지만, 오히려 가볍게 가볍게 투구한 게 구위와 제구엔 더 도움이 됐다”고 설명하며 “몸에 힘을 빼고 가볍게 던진다는 마음으로 투구해야 신체의 힘을 마지막까지 공에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한 뒤 “4차전 밴헤켄의 투구가 ‘딱’ 그랬다”고 평했다.
덧붙여 손 위원은 “투수만의 느낌이란 게 있다. 하루를 쉬고 등판해도 투수가 느끼기에 공끝이 좋을 때가 있다. 경험 많은 밴헤켄이 4차전에서 자신의 패스트볼 구위가 좋다는 걸 직감하고, 두려움없이 공격적 승부를 펼친 것 같다”며 “만약 밴헤켄 스스로 ‘4일째 등판이라 불안하다. 체력이 조금 떨어지지 않았을까. 공격보단 방어적 투구를 해볼까’하는 소극적 생각을 했다면 어제(4차전)같은 투구는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2014년 11월 5일 수요일

[KS 2차전] '이승엽 쐐기 투런포' 삼성, 넥센 꺾고 승부 원점

타선 침묵은 한 경기로 충분했다. 삼성이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삼성 라이온즈는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이승엽의 쐐기 투런 홈런과 야마이코 나바로의 2경기 연속 홈런, 선발 윤성환의 호투에 힘입어 7-1로 승리했다.

전날 4안타 빈공 속에 패한 삼성은 이날 투타 조화 속 완승하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기록했다. 홈에서 2연패 한다면 궁지에 몰릴 수 있었지만 한숨을 돌리고 적지로 향하게 됐다.

경기 초반부터 삼성이 주도권을 잡았다. 삼성은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나바로의 왼쪽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박한이의 중견수 뜬공으로 이어진 1사 3루에서 채태인이 1타점 좌중간 2루타를 날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회 추가점을 올렸다. 삼성은 선두타자 박해민의 볼넷과 이지영의 희생번트 등으로 2사 3루를 맞이했다. 이 때 등장한 나바로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렸다. 넥센 선발 헨리 소사의 152km짜리 패스트볼을 때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기록한 것.

삼성의 기세는 3회에도 이어졌다. 최형우의 2루타로 만든 2사 2루 찬스에서 이승엽이 소사의 147km짜리 패스트볼을 때려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날렸다. 여기에 이지영의 적시타까지 터지며 점수는 순식간에 6-0으로 벌어졌다.

3회까지 한 점도 뽑지 못한 넥센은 4회 추격에 나섰다.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등장한 박병호는 삼성 선발 윤성환의 115km짜리 커브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올해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자 생애 첫 한국시리즈 홈런포. 130m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이후 반전은 없었다. 넥센은 5회 무사 2루, 6회 1사 2루 찬스를 잡기도 했지만 적시타가 터지지 않으며 흐름을 가져오는데 실패했다. 삼성은 선발 윤성환에 이어 안지만-임창용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투입해 승리를 완성했다.

전날 4안타 빈공에 그친 삼성 타선은 이날 10안타를 때리며 넥센 마운드 공략에 성공했다.

삼성 6번 지명타자로 나선 이승엽은 쐐기 투런 홈런을 날리며 변함없는 실력을 과시했다. 이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통산 14번째 홈런을 기록, 타이론 우즈(전 두산)을 제치고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홈런 단독 1위가 됐다.

전날 팀의 유일한 점수를 만든 나바로도 맹타를 이어갔다. 첫 타석 2루타 이후 결승 득점, 여기에 3-0으로 달아나는 2경기 연속 홈런까지 터뜨렸다.


선발 윤성환도 제 몫을 해냈다. 7회까지 넥센 타선을 1점으로 틀어 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7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사사구 1실점.

반면 넥센은 믿었던 선발 소사가 무너지며 이렇다 할 방법도 써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소사는 2⅔이닝 6피안타 3탈삼진 2사사구 6실점으로 패전 멍에를 썼다.

타선 역시 5안타에 그치며 활발한 타격을 선보이지 못했다. 강정호의 연속 경기 홈런도 3경기에서 마무리됐다.

[쐐기 투런 홈런을 날린 이승엽(첫 번째 사진), 나바로가 투런 홈런을 때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모습(두 번째 사진), 삼성 선발로 나서 7이닝 1실점 호투한 윤성환(세 번째 사진)

2014년 11월 3일 월요일

장성호, 롯데에서 풀려나 새 둥지 찾는다


또 한명의 베테랑 선수가 롯데를 떠난다. ‘스나이퍼’ 장성호(37)가 롯데 유니폼을 벗는다.

롯데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 구단은 최근 2015년 보류선수 명단에서 장성호를 제외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선수에게 통보했다.

각 구단은 매년 11월25일 이전에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한다.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는 내년 구단과 재계약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전력외’ 통보를 받은 것과 같다. 롯데 구단은 최근 면담을 통해 장성호를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주기로 했고 장성호 역시 이 사실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난 장성호는 새 구단과 계약해 새롭게 출발하거나 은퇴를 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섰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장성호는 여전히 선수 생활을 계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내년에도 선수로 뛰기 위해서는 내년 1월31일까지 새 둥지를 찾아야 한다.

충암고를 졸업한 뒤 1996년 해태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입문한 장성호는 14시즌을 뛴 뒤 2010년 한화로 이적했다. 김응용 감독이 한화 사령탑으로 취임한 2012년 말에는 투수 송창현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 19년째 프로 생활을 하면서 통산 2015경기에서 타율 2할9푼6리, 220홈런, 1057타점을 기록했다.

대기록도 가지고 있다. 양준혁에 이어 프로야구 사상 두번째로 통산 2000안타를 친 장성호는 역대 최다인 9년 연속 3할 타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통산 안타는 양준혁(2318개)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지만 현역 선수 중에는 가장 많은 안타를 치고 있다.

한화에서는 중심타자로 활약했으나 롯데로 팀을 옮긴 뒤로는 부상과 부진, 포지션 중복 등으로 인해 주로 2군에 머물렀다. 올 시즌에는 1군에서 5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퓨처스리그에서 27경기에 나가 타율 3할6푼5리(52타수 19안타)에 1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프로야구에서는 베테랑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리그 최고의 왼손 교타자였던 장성호의 풍부한 경험을 원하는 팀들이 러브콜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10월 4일 토요일

'천적의 위용' 삼성, 5년 연속 KIA전 두 자리 승리



삼성이 KIA를 상대로 5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챙겼다.
삼성은 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12차전에서 동점과 역전을 주고받는 접전을 벌인 끝에 10-5로 재역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삼성은 매직넘버를 5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특히 올해 KIA전 10승 2패의 압도적 우세를 이어가며 호랑이 천적임을 재확인했다.
삼성은 이날 KIA를 상대로 10승을 채우면서 색다른 기록을 이어갔다. 지난 2010년부터 KIA를 상대로 매년 10승 이상을 거두는데 성공한 것이다. 2009년 KIA가 통산 10번째 우승을 차지할 당시 13승6패로 KIA가 우세했다. 그러나 이후 삼성은 KIA만 만나면 펄펄 날며 매년 10승 이상을 챙겼다.
선동렬 감독시절인 2010년 12승6패를 거두며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류중일 감독 체제가 들어선 2011년에는 12승7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당시 삼성은 전반기를 선두 KIA에게 2경기차로 뒤졌으나 후반 첫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아 역전에 성공했고 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달렸다. 이때부터 삼성의 KIA전 천적관계가 굳어져다.
2012년 선동렬 감독 체제로 바뀐 KIA에게는 더욱 강했다. 2012년 12승1무6패를 우세를 보였다. 이어 2013년에는 11연승을 거두며 12승4패로 압도했다. 올해도 벌써 10승2패로 앞섰다. 선동렬 체제하에서 이날까지 3년동안 KIA는 삼성에게서 12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KIA는 대등한 경기를 벌이거나 혹은 승기를 잡고도 잦은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도 KIA는 접전을 벌이면서 주도권을 쥐는 듯 했지만 실책과 수비실수, 마운드 불안이 겹치면서 역전패했다. 반대로 삼성 선수들은 승부처에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KIA 천적의 위세를 과시했다.
삼성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지난 5년동안 KIA를 상대로 58승1무26패를 기록했다. 승률로 따진다면 6할9푼에 이른다. 10번 만나면 거의 7번 이긴다는 의미다. 이같은 KIA전 압도적 승률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4연패 도전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


2014년 7월 21일 월요일

박찬호가 한국야구에 남긴 작지만 큰 울림


“은퇴를 하니까 선수로선 희망이 없더라.”

박찬호가 은퇴한지도 2년이 돼간다. 그 여운은 지금도 선명하다. 지난 1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올스타전에 앞서 치러진 박찬호의 은퇴식. 역대 가장 감동적인 은퇴식으로 기억될 것이다. 박찬호는 은퇴식 직후 기자들에게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비록 마운드에선 떠났지만, 한국야구와는 이별을 고하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한국야구가 침체됐다는 말이 많다. 몇 년째 지적되는 경기력 하락 문제에 최근에는 심판판정 논란이 거셌다. 만년 적자에 시달리는 구단들의 살림살이와 야구계를 돕는데 여전히 인색한 지방자치단체들, 씨앗이 말라가는 아마야구의 척박한 현실까지. 박찬호가 한국야구에 대한 완벽한 해답을 제시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모든 야구인이 한번쯤 곱씹어봐야 할 부분은 있었다. 



▲ 선수들은, 그래도 내일이 있다 

박찬호는 부진에 허덕였던 텍사스 시절 얘기를 꺼냈다. 그는 “심리치료를 받을 때였다. 담당 박사가 ‘지금 네가 아무리 힘들어도 은퇴하면 미래가 없기 때문에 그게 더 힘들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그때는 이해가 안 됐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선수시절엔 내일이 있었다. 홈런을 맞고 게임이 망가질지언정 희망이 있었다. 은퇴한 이후엔 선수로서 뛸 수 없으니 희망도 없다. 그게 심리적으로 불안했다”라고 털어놨다. 

지금도 수 많은 선수가 자신과 싸운다. 생각만큼 타율이 오르지 않는 타자, 생각만큼 평균자책점이 내려가지 않는 투수. 머리는 알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선수가 의외로 많다. 은퇴한지 2년 돼가는 박찬호에겐 그런 스트레스 자체가 행복이다. 박찬호는 은퇴 이후에도 선수 복귀 의지가 있었다고 했다. 은퇴 이후 선수시절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한다. “혹시 한화에서 다시 불러주지 않을까 싶어서 공을 제대로 던져보기도 했다”라는 박찬호다. 

야구선수에겐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당연히, 모든 야구선수는 야구에 좀 더 진지하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 한국야구 수준하락 문제 해결의 출발점도 여기다. 메이저리그서 124승을 쌓은 투수도 은퇴 이후 선수 시절을 그리워했다. 미련을 남기지 않기 위해,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에 더 충실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더 치열해져야 한다.
                         

선두 삼성의 부진, 최하위 한화의 상승세는 언제까지




후반기에 시작하는 심판 합의 판정도 볼거리


 2014 프로야구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 최하위(9위) 한화 이글스의 행보가 주목되는 한 주다. 

짧은 올스타 휴식기를 마친 프로야구는 22일부터 후반기 열전에 돌입한다. 

전반기 막판 4연패로 주춤했던 선두 삼성은 주중 부산 사직구장에서 4위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3연전(22∼24일)을 펼치고, 포항에서 3위 NC 다이노스와 홈 3연전(25∼27일)을 치른다. 

삼성은 올 시즌 롯데와 상대전적에서 6승 3패, NC와 6승 2패로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관건은 4번타자 최형우의 부상 공백과 마무리 임창용의 구위다. 

최형우는 13일 대구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수비도중 펜스에 충돌해 왼쪽 갈비뼈를 다쳤다. 

최형우는 15·1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나서지 못했고 팀은 두 경기 모두 패했다. 

올스타전 휴식기를 이용해 일본 요코하마에서 치료를 받은 최형우는 20일 귀국했고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2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지난 1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마무리 임창용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1군에 복귀한다. 

임창용은 10일 대구 롯데전에서 ⅓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시즌 여섯 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임창용이 몸과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다"며 임창용을 엔트리에서 말소하면서도 "후반기에도 마무리는 임창용"이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7월 들어 네 경기에서 2⅔이닝 8피안타 7실점(평균자책점 23.63)의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임창용이 구위를 되찾아야만 삼성은 뒷문 걱정 없이 선두 질주를 이어갈 수 있다. 

한화는 전반기 마지막 3경기서 모두 승리해 올 시즌 첫 3연승에 성공했다. 3연승을 이루는 동안 불펜진이 10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 5.95로 이 부문 8위에 그치고, 역전패 25번으로 이 부문 불명예 1위였던 한화가 환골탈태하면서 상대팀이 느끼는 부담이 커졌다. 

한화는 이번 주 홈에서 선두권 도약을 노리는 NC와 중위권을 바라보는 6위 KIA 타이거즈를 차례대로 상대한다. 

승률 0.368로 '승리 자판기'라는 비아냥거림도 들었던 한화가 반격을 가할 기회다. 

7월 팀이 치른 11경기에서 8경기나 등판해 11⅔이닝을 소화한 한화 불펜의 핵 안영명이 올스타 브레이크로 휴식을 취한 점도 한화 불펜에 힘을 싣는다. 

후반기 돌입과 함께 시행하는 '심판 합의 판정'은 새로운 볼거리다. 

기존에 시행했던 홈런·파울 판정을 포함해 타구의 페어·파울, 포스·태그 플레이 때 아웃·세이프, 야수(파울팁 포함)의 포구, 몸에 맞는 공 등 합의 판정의 대상이 5개로 늘어나면서 '항의'로 끝났던 감독의 이의제기가 승부를 뒤바꾸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심판 합의 판정 요청이 해당 플레이 종료 후 30초, 이닝 교체 때는 10초로 제한되면서 감독의 순발력과 감독의 판단을 돕는 스태프의 조직력 등도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2014년 7월 6일 일요일

네덜란드, 복수혈전 3종 세트 완성시킬까


전략가’ 루이 반 할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 대표팀이 기대 이상의 성과로 4강까지 왔다. 내친 김에 그 동안 쌓아뒀던 모든 원한을 다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다는 가정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네덜란드는 6일(이하 한국시간) 코스타리카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두고 4강행 막차를 탔다. 경기를 사실상 지배하고도 상대의 수비와 케일러 나바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던 네덜란드는 경기 종료 직전 승부차기를 위해 투입된 골키퍼 팀 크룰의 맹활약과 경험 많은 키커들의 노련함을 앞세워 코스타리카의 돌풍을 잠재웠다.

당초 네덜란드는 자국에서도 “우승권 전력은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회 시작 전 케빈 스트루트만의 부상 등 악재도 겹쳤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비교해도 기대치는 훨씬 낮았다. 하지만 루이 반 할 감독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길 수 있는 실용적인 축구로 네덜란드를 무장시켰고 결국 4강까지 왔다. 토너먼트에서는 ‘이기면 그만’이라는 명제를 잘 알고 있는 이 베테랑 감독의 승승장구였다. 이제 네덜란드는 오는 10일 아르헨티나와 결승행을 다툰다.

만약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간 네덜란드 월드컵사에 남아 있는 아픔을 한꺼번에 갚을 수 있게 되는 것도 흥미롭다. 네덜란드는 잘 알려진 것처럼 요한 크라이프라는 천재적인 선수를 중심으로 한 ‘토탈 사커’를 바탕으로 197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당시에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하고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1974년에는 서독에게 졌고 1978년에는 아르헨티나에 무릎을 꿇었다. 잘 찾아오지 않는 절호의 우승 기회를 놓친 셈이다.

역시 선수단 면면이 화려했던 1990년 월드컵에도 16강에서 서독에 덜미를 잡히며 탈락했다. 공교롭게도 아르헨티나는 4강에서 만나고 독일은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 한으로 남아있는 당시의 아픔을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 승부차기 4강 탈락의 아픔을 안겼던 브라질도 역시 반대쪽에서 결승행을 노리고 있다.

이미 네덜란드는 조별리그에서 스페인에 역사에 남을 만한 대패를 안기며 화끈한 복수전에 성공한 바 있다. 네덜란드는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아깝게 지며 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아쉬움을 곱씹었던 핵심 선수들이 굳은 의지로 맹활약한 것은 흥미롭다. 네덜란드가 스페인에 이어 아르헨티나, 독일, 혹은 브라질을 모두 격파하며 화끈한 월드컵 우승사를 써 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