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전 홍명보호, 파워와 기술에서 모두 졌다

전술적인 역량도 부족했고, 개인기도 달렸다. 한국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오직 스피드 하나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위치한 알라모돔에서 벌어진 멕시코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알란 풀리도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0-4로 완패를 당했다. 홍명보호는 경기 내내 수비에서 치명적 약점을 노출하며 한계를 보였다.

한국은 수비수들끼리 호흡이 전혀 맞지 않았다. 가뜩이나 멕시코 선수들에 비해 개인기량이 현격히 떨어지는 현실이다. 수비조직력마저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니 당연히 멕시코의 개인기를 감당하기 버거웠다. 멕시코는 현란한 개인기와 지능적인 공간활용으로 한국의 수비를 농락했다. 결국 이는 네 골차 패배의 대참사로 이어졌다.

멕시코는 몸싸움에도 능했다. 처음부터 한국의 핵심선수 김신욱을 막겠다고 벼르고 나왔다. 196cm의 장신 김신욱은 제대로 된 슈팅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전반전이 끝나고 이승기와 교체됐다. 쓰리백을 서는 멕시코는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김신욱을 봉쇄했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의 공식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한 외신기자는 ‘한국은 멕시코에게 육체적인 부분에서 현격하게 밀렸다. 어떻게 분석하는가?’라며 홍 감독에게 돌직구를 날렸다. 이에 홍 감독은 “신체적인 문제가 가장 많이 작용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려운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우리가 더 견뎌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다. 선수들이 힘은 들었겠지만 특별히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며 얼버무렸다.

 

대량실점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특히 두 번째 실점이 아쉽다. 분명히 1분 남겨두고 세트플레이였다. 우리 선수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 오늘 가장 큰 실책이었다. 상대 득점은 역시 우리 보다 한 수 위 실력이었다. (멕시코) 선수들 능력이 나타났고, 그 점이 실점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면서 멕시코의 실력을 인정했다.

골키퍼 김승규는 두 번째 실점상황에 대해 “전반전이 끝나고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했다. 선수들이 오프사이드인줄 알고 안 쫓아갔다고 하더라. 그런 상황은 (선수들끼리)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수비문제를 인정했다.

미겔 에레라 멕시코 감독은 “한국은 스피드가 빠르고, 다이나믹한 선수들을 여럿 보유했다”고 했다. 외국감독들이 한국과 상대하면 빼놓지 않고 언급하는 장점이 바로 스피드다. 바꿔 말하면 한국은 빠른 스피드를 제외하면 뚜렷한 장점이 없다는 말도 된다.

유럽파가 빠진 한국은 세계무대에서 경쟁하기에 체격과 개인기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홍명보호는 브라질 월드컵까지 남은 네 달 동안 빨리 정예멤버를 소집해 최대한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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