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4일 일요일

술렁이는 EPL, 빅 4 헤게모니 재편 조짐








2014-20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반환점을 향해 치닫는 시점에서 판세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상위권 구도의 변화가 감지된다.

올 시즌 초반 EPL은 유독 전통의 명가들이 힘을 못 썼다. 반면 예상치 못한 다크호스들이 순위 테이블 상단을 장식했다. 로날드 쿠만 신임 감독이 이끄는 사우샘프턴은 12라운드까지 리그 최소 실점으로 깜짝 2위를 달렸다. 이외에도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뉴캐슬 유나이티드·스완지 시티 등 중위권 팀들이 5위권 안팎에 포진하며 이변에 가세했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아스널·리버풀 등 전통의 명가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맨유는 5라운드까지 13위였다. 아스널 역시 8라운드까지 10위로 처져 있었다. 그러나 두 팀은 16라운드를 기점으로 순위를 각각 3위와 6위까지 끌어올렸다.

맨유는 지난달 8일(이하 현지 시간) 크리스털 팰리스전부터 이달 8일 사우샘프턴전까지 5연승을 내달렸다. 특히 12라운드 아스널전 승리가 기폭제가 됐다. 이 승리로 선수들은 자신감을 되찾았다. 리그 초반 불안했던 수비도 안정감을 찾았다. 맨유는 이 기간에 10골 3실점으로 밸런스를 회복했다. 디 마리아와 크리스 스몰링의 부상 이탈이 있었고 루크 쇼의 공백을 애슐리 영이 메워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지만,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마이클 캐릭의 복귀는 신의 한 수였다.

아스널 역시 리그 초반의 부진을 떨치고 쇄신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와 EPL을 포함해 최근 6경기서 5승을 거뒀다. 특히 13일 리그 경기에선 올 시즌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뉴캐슬을 4-1로 대파하는 등 확연히 달라진 포스를 뿜었다. 그간 알렉시스 산체스가 고군분투했던 흐름과 달리 올리비에르 지루와 산티 카솔라가 살아나는 등 긍정적 조짐이 많았다.

사우샘프턴은 약발이 다한 분위기다. 12라운드까진 돌풍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아스널-맨유로 이어지는 3연전에서 모조리 패하더니 16라운드에선 번리에게도 지며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강팀을 본격적으로 만나면서 스쿼드 및 힘의 격차를 여실히 느끼고 있다. 전술의 핵인 중앙 미드필더 슈네델랭이 13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서 부상을 당해 생긴 공백이 컸다. 베스트 11 말고는 다양함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백업 자원의 부족도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아직 5위지만 지금 모습으론 현 위치마저 위태로워 보인다.

이 세 팀이 최근 양극의 행보를 보이면서 EPL 상위권 구도는 혼선에 빠졌다.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가 변함없는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사우샘프턴이 추락했고, 그 자리에 맨유가 들어섰다. 아스널은 3위 맨유에 승점 2점 차로 다가서며 ‘단골 4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EPL 구도는 박싱 데이를 기점으로 한 차례 더 요동칠 공산이 크다. 리버풀이 리그 3연패 이후 2승 1무로 순위를 9위까지 끌어올렸다. 리버풀은 최근 UCL에서도 탈락해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토트넘 홋스퍼와 에버턴도 각각 10위와 13위로 처져 있지만 언제든 올라갈 수 있는 저력을 갖춘 팀들이다. 전통 구도를 지키려는 팀들과 빼앗으려는 팀들이 펼치는 ‘힘의 대결’이 상위권 구도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