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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14일 일요일

앙리 잡은 '거북이' 램파드, 이 남자의 끝은?


프랭크 램파드(36, 맨체스터시티)는 어디까지 가려는 걸까?

램파드는 한국시간으로 14일 새벽 영국 레스터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레스터시티와의 ‘2014/2015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전반 40분 나온 램파드이 골로 맨시티는 1-0으로 이겼고, 1위 첼시와의 승점 차이를 3점으로 유지했다. 

이날 골은 램파드는 물론 EPL 전체적으로 의미가 있다. 램파드의 EPL 통산 175골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득점랭킹 5위였던 램파드는 아스널에서 골을 몰고 다녔던 티에리 앙리(37)와 함께 공동 4위로 올라섰다. 

램파드가 앙리와 득점 부문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것은 단편적인 사실에 그치지 않는다. 앙리는 4번이나 EPL 득점왕을 차지했다. 램파드는 반짝거림이 아니라 꾸준함으로 앙리를 따라잡았다. 거북이가 토끼를 따라잡은 셈이다. 

그 자신도 큰 의미를 뒀다. 램파드는 “이번 골이 매우 만족스럽다”라며 “여기(통산 득점 175골)까지 도달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나는 앙리를 매우 존경한다. EPL 역사상 최고의 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 선수와 같은 위치에 섰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램파드는 앙리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에 만족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뉴욕시티 소속으로 1월까지 맨시티에 임대돼 있지만, 그와 맨시티 모두 계약 연장을 바라고 있다. 두 팀의 구단주가 같기에 문제를 풀 가능성이 있다. 

마누엘 펠레그리니 맨시티 감독은 “램파드는 위대한 선수다. 득점을 계속해야 한다”라며 “램파드를 잡아두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우리는 그를 지키고 싶고, 램파드도 남고 싶어한다. 뉴욕시티와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라도 말했다

램파드가 통산 득점랭킹 1위까지 올라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앨런 시어러는 260골을 터뜨리고 은퇴했다. 통산 득점랭킹 3위인 웨인 루니(178골)를 따라잡기도 어려워 보인다. 루니는 계속 활약 중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맨시티 유니폼을 입는다면 현재 통산 2위인 앤디 콜(187골)을 넘어설 가능성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반짝임이 아니라 꾸준함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램파드는 이 명제를 증명하고 있다. 램파드는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술렁이는 EPL, 빅 4 헤게모니 재편 조짐








2014-20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반환점을 향해 치닫는 시점에서 판세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상위권 구도의 변화가 감지된다.

올 시즌 초반 EPL은 유독 전통의 명가들이 힘을 못 썼다. 반면 예상치 못한 다크호스들이 순위 테이블 상단을 장식했다. 로날드 쿠만 신임 감독이 이끄는 사우샘프턴은 12라운드까지 리그 최소 실점으로 깜짝 2위를 달렸다. 이외에도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뉴캐슬 유나이티드·스완지 시티 등 중위권 팀들이 5위권 안팎에 포진하며 이변에 가세했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아스널·리버풀 등 전통의 명가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맨유는 5라운드까지 13위였다. 아스널 역시 8라운드까지 10위로 처져 있었다. 그러나 두 팀은 16라운드를 기점으로 순위를 각각 3위와 6위까지 끌어올렸다.

맨유는 지난달 8일(이하 현지 시간) 크리스털 팰리스전부터 이달 8일 사우샘프턴전까지 5연승을 내달렸다. 특히 12라운드 아스널전 승리가 기폭제가 됐다. 이 승리로 선수들은 자신감을 되찾았다. 리그 초반 불안했던 수비도 안정감을 찾았다. 맨유는 이 기간에 10골 3실점으로 밸런스를 회복했다. 디 마리아와 크리스 스몰링의 부상 이탈이 있었고 루크 쇼의 공백을 애슐리 영이 메워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지만,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마이클 캐릭의 복귀는 신의 한 수였다.

아스널 역시 리그 초반의 부진을 떨치고 쇄신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와 EPL을 포함해 최근 6경기서 5승을 거뒀다. 특히 13일 리그 경기에선 올 시즌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뉴캐슬을 4-1로 대파하는 등 확연히 달라진 포스를 뿜었다. 그간 알렉시스 산체스가 고군분투했던 흐름과 달리 올리비에르 지루와 산티 카솔라가 살아나는 등 긍정적 조짐이 많았다.

사우샘프턴은 약발이 다한 분위기다. 12라운드까진 돌풍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아스널-맨유로 이어지는 3연전에서 모조리 패하더니 16라운드에선 번리에게도 지며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강팀을 본격적으로 만나면서 스쿼드 및 힘의 격차를 여실히 느끼고 있다. 전술의 핵인 중앙 미드필더 슈네델랭이 13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서 부상을 당해 생긴 공백이 컸다. 베스트 11 말고는 다양함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백업 자원의 부족도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아직 5위지만 지금 모습으론 현 위치마저 위태로워 보인다.

이 세 팀이 최근 양극의 행보를 보이면서 EPL 상위권 구도는 혼선에 빠졌다.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가 변함없는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사우샘프턴이 추락했고, 그 자리에 맨유가 들어섰다. 아스널은 3위 맨유에 승점 2점 차로 다가서며 ‘단골 4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EPL 구도는 박싱 데이를 기점으로 한 차례 더 요동칠 공산이 크다. 리버풀이 리그 3연패 이후 2승 1무로 순위를 9위까지 끌어올렸다. 리버풀은 최근 UCL에서도 탈락해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토트넘 홋스퍼와 에버턴도 각각 10위와 13위로 처져 있지만 언제든 올라갈 수 있는 저력을 갖춘 팀들이다. 전통 구도를 지키려는 팀들과 빼앗으려는 팀들이 펼치는 ‘힘의 대결’이 상위권 구도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