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의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EPL로 부임한 새로운 감독들의 지략대결 또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EPL로의 첫 도전장을 내민 위르겐 클롭, 키케 플로레스, 슬레반 빌리치 같은 감독들이 모두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자신들의 이름값을 알리고 있다.
이번 시즌 EPL이 시작되기 전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감독 중 한 명은 다름 아닌 위르겐 클롭이다. 지금은 좀처럼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명 감독들이 EPL로 몰리고 있지만, 시즌 초반 클롭의 리버풀 부임만큼 많은 화제거리를 불러온 적도 드물었다.
클롭은 첫 시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리버풀 부임 첫 시즌 만에 캐피털 원 컵 준우승을 기록했으며, 유로파리그는 조금 더 높은 위치를 바라보고 있다. 게다가 그가 리버풀의 부임했던 정확한 날짜는 10월 8일(한국시간)이다. 실제로 시즌은 8월초에 시작되고, 그 전부터 많은 준비 과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클롭은 리버풀에 부임한지 약 다섯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팀에게 확실한 색깔을 입혀나가고 있었으며, 심지어 그에겐 단 한 명의 선수 영입도 이뤄지지 않았다.
클롭 감독 부임 후 리버풀은 발 빠르게 움직이며 올 여름 마르코 그루이치와 조엘 마팁의 영입을 확정 지었다. 하지만, 이 선수들은 다음 시즌부터 합류하는 선수들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클롭 감독이 리버풀에서 거두고 있는 승리들은 기존의 선수들만으로 일궈낸 결과들이었다.
단 한 명의 선수를 영입하지도 않고 이번 시즌 클롭이 일궈낸 성적은 더 높은 위치까지도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 부임 이후 지금까지 총 36경기를 치러 17승 11무 8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 21경기는 EPL, 나머지 16경기는 컵 대회다. 리그 내에서는 9승 5무 6패로 50%에 조금 못 미치는 승률을 기록 중에 있었지만, 승부차기 패배를 제외한다면 16번의 컵 대회 경기에서 단 1번의 패배만을 허용하고 있다.
유로파리그(4승 3무), FA컵(1승 2무 1패), 캐피털 원 컵(3승 1무 1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토너먼트 방식에서 강한 면모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유로파리그에서는 단 한번도 패하지 않으면서 EPL 팀들 가운데 유일하게 유럽무대에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 이적 첫 시즌부터 ‘사고’치나
<리버풀 남은 EPL 일정>
첼시(H) – 사우샘프턴 – 토트넘(H) – 스토크시티(H) - 본머스 – 뉴캐슬(H) – 스완지시티 – 왓포드(H) – WBA – 에버튼(H, 잔여경기)
또한 10번의 남은 EPL 일정에서 32라운드 토트넘과의 대결만을 제외하고 단 한번도 상위권(상위 6팀 기준)을 만나지도 않는다. 상위권 팀들의 험난한 일정 속에서도 꾸준히 승점을 쌓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특히, 스토크시티와의 33라운드부터 치러지는 매 경기는 리버풀 입장으로써 반드시 승점을 놓쳐선 안될 경기로 지목되고 있다. 언급된 7경기에서 경우에 따라 20점에 가까운 승점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5위권 진입도 바라볼 수 있다.
■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리버풀
클롭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즌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 구상까지 염두에 두고 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선수 영입이나 이적에 대해서 확실한 결정은 없지만, 눈 앞의 경기만 준비하고 있는 건 아니다”라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버풀의 전체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펜웨이 스포츠 그룹이 클롭 감독에게 1억 파운드(한화 약 1,600억원) 가량을 풀어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클롭 감독이 장기적으로 팀을 이끌기를 원하는 구단 수뇌부들은 실제로 영입권한을 전적으로 클롭 감독에게 넘기기도 했다.
이번 시즌 클롭감독이 어떤 성적표로 마무리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기존의 선수단만으로도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며 색깔을 입힌 것만으로도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이러한 클롭이 다음 시즌 ‘EPL의 자금력’까지 등에 업게 된다면, 리버풀의 영향력은 이번 시즌보다 더욱 더 강해져 돌아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